미루기와 죄책감. 미루지 말고 선택을 하자 그리고 나를 믿자.
나는 규칙을 세우고, 그 규칙에 누구보다 충실하려 애쓴다. 마치 내가 만든 울타리에 스스로를 가둬두는 사람 같다.
오늘 운동하기로 했다가 못 가면, 어김없이 죄책감이 몰려온다. 마치 빚을 진 사람처럼 마음 한구석이 무겁고, 스스로에 대한 실망이 꼬리를 문다.
하지만 가만히 생각해 보면, 이 부정적인 감정들을 다스리는 능력이야말로 진짜 중요한 힘이다.
목표가 높고, 스스로에게 기대가 큰 사람 — 특히 ENTJ 성향을 가진 사람이라면 — 죄책감은 거의 숨 쉬듯 자연스럽게 찾아온다.
목표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때로는 나를 옭아매는 족쇄가 되기도 한다.
언젠가 엄마가 왜 그렇게까지 열심히 하는지 물어보셨다. 정말 너가 좋아서 하는거냐고.
자꾸만 자기자신을 틀에 가두고 평가하지 말라고 하셨다. 그렇게 살면 언젠가 터져버린다고..
무언가 해내지 못했다는 죄책감에 빠지면 마음이 점점 위축되고, 결국 해야 할 일마저 더 미루게 되는 악순환에 빠진다.
무엇보다 무서운 것은 자기효능감이 무너지는 순간이다.
나는 ‘자기효능감’ 하나만으로 움직이는 사람이다. ‘나는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삶이라는 돌맹이를 굴려가며 살아왔다.
하지만 미루고, 죄책감을 느끼면, 이 믿음에 금이 간다. 이런 것도 못하면서 뭘 할 수 있겠어. 같은 말을 나에게 한다.
(셀프 가스라이팅을 하는 나쁜 습관이다)
https://youtu.be/AwgIeiNSX_8?si=3cK0MCiXmT9xkujd
요즘 즐겨보는 뇌과학자 채널을 통해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었다.
무언가를 못했다가 아니라. 나는 오늘 나에게 주어진 선택지 중에 다른 선택을 했다.
"운동을 미뤘다"가 아니라, "오늘은 컨디션 회복을 선택했다."
"자격증 공부를 미뤘다"가 아니라, "정서적 안정감을 선택했다."
학생때는 이런 생각은 핑계고 성장에 방해물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한국인으로서 쭉 달리며 살다보니
성장에 방해가 되는 생각은 오히려 정답이 있다는 사고였다. 정해진 답이 있어서 그 답으로만 살아야 하고
주어진 할 일을 미루면 인생이 망한다는 생각이 도리어 나를 망친다.
또 한 가지 깨달은 점은, 막상 닥치면 더 잘하게 된다는 사실이다.
‘오늘까지 ㅇㅇ도 하고 ㅁㅁ도 해야 하는데...’ 같은 압박감 대신,
‘ㅇㅇ는 이틀 전에 자료 만들면 충분하겠다’는 가벼운 태도로 접근하면
신기하게도 더 빨리, 더 잘하게 된다.
‘나중에 몰아서 한다’는 단순한 미루기와 다르다.
내 능력을 믿고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을 알기 때문에 그때의 나를 믿고 맡기는 미루기이다.
물론, 가끔은 일정이 꼬이고, 일이 밀리고, 결국 놓치는 경우도 생긴다.
하지만 그럴 땐 그냥 감당하면 된다.
회사에서 정말 중요한 일이었다면, 어떻게든 했을 것이다.
그 정도가 아니라면, 솔직히 말하고 사과하면 된다.
못한 일 때문에 계속해서 꿍시렁대는 것은, 결국 내 마음만 지치게 하고, 인간관계마저 갉아먹는다.
결국 핵심은 죄책감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나를 믿는 용기를 키우는 것이다.
지금 지치고 힘들면 미래의 나를 위해 쉬는것을 선택하고
미래의 내가 다시 일어서서 해낼꺼라고 생각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