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망의 단서 : 여왕벌의 정자낭이 꿀벌 제국 멸망의 단서가 된다

“여왕벌의 정자낭을 분석하면 벌들이 받는 스트레스 정보를 알 수 있다”

꿀벌의 여왕은 살면서 단한번의 짧은 시간동안 짝짓기를 합니다. 한번의 짝짓기로 평생 사용할 정자를 여왕벌 몸속에 저장합니다. 하지만 여왕벌이 그 정자들을 싱싱하게 유지하지 못하면 여왕의 제국은 멸망합니다. 이런 “여왕벌의 실패”는 미국에서 꿀벌의 개체수가 줄어드는 주요원인 입니다.

여왕벌이 저장한 정자에 문제가 있어도 눈에 띄는 변화는 없기 때문에 이런 “여왕벌의 실패”의 원인을 분석하기가 매우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엘리슨 맥커피(Alison McAfee)의 새로운 연구는 양봉업자들에게 “여왕벌의 실패”를 분석하기 위한 효과적인 진단방법을 제공합니다.

“여왕벌은 벌집에서 자손을 낳을 수 있는 유일한 개체이고, 싱싱한 정자가 없다면 여왕은 알을 낳을 수 없습니다. 그럼 결국 그 벌집은 멸망하게 됩니다”
꿀벌제국의 멸망은 인간에게도 큰 문제입니다. 블루베리나 사과와 같은 작물들이 열매맺을 수 있는데 필수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농업에서 꿀벌들의 가치는 16조에서 20조원에 육박합니다.

엘리슨 맥커피와 동료연구진들은 분자오토파지(molecular autopsy) 기법을 사용해 여왕벌의 정자낭을 분석했습니다. 여왕벌을 각각 더운 환경, 추운 환경 그리고 살충제가 있는 환경에 노출시킨 이후 여왕벌의 정자낭을 조사했습니다. 여왕벌의 정자낭 내 액체는 스트레스 요인에 따라 서로 다른 단백질 농도를 보였습니다. 연구진은 두드러지게 증가한 두 단백질을 다른 스트레스 상황을 알려주는 지표(Biomarker)로 설정했습니다.
바이오마커가 효과가 있는지 조사히기 위해 연구진은 브리티쉬컬럼비아(캐나다의 최서단에 위치한 주)의 양봉업자들에게 쇠락한 군세의 여양벌을 기증받았습니다.
여왕벌들의 정자낭을 통해 분석한 결과 캐나다의 꿀벌들은 살충제와 높은 온도에 노출되어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이 연구결과는 BMC Genomics에 발표되었습니다 (게시된 논문은 아래 출처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 Alison McAfee의 논문 “Candidate stress biomarkers for queen failure diagnostics”

앨리슨 맥커피와 동료 연구진은 이 진단방법을 발전시켜 “여왕벌의 실패”의 다양한 원인을 구별할 것입니다.
워싱턴 대학의 꿀벌 연구자 수잔 코베이는 이 연구에 직접적으로 참여하지는 않았지만 이 진단방법이 가진 큰 가능성에 즐거워했습니다.
“여왕벌을 진단해서 벌들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고 벌들에게 어떤 조치를 취할 수 있다면 그래서 꿀벌들을 잃지 않는다면 그건 정말 굉장한 일입니다”

기사 원문 : SCIENTIFIC AMERICAN JANUARY 2021 “Clues to Collapse” - Karen Kwon
논문 출처 : https://bmcgenomics.biomedcentral.com/articles/10.1186/s12864-020-06992-2
번역 : 김민준 minjun.phy@kaka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