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자기개발 열풍은 한국과 닮아있다. 단순히 먹고 살수있는 직업을 원하지 않는다. 무엇을 배울 것인지 누구와 일할 것인지 그리고 무엇을 이룰 것인지에 대해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다.
빨리빨리의 국가에서 나는 어떤가? 내가 살아온 한국은 시기에 굉장히 민감했다. 무엇을 이루는 것만큼이나 언제 이루는지도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중학생때 고등학교 수학을 다 해내야 한다. 고등학생때 배우는 미적분이 어렵기 때문에 중학생때 미적분을 미리 배우는 이상한 교육이 이뤄지고 있다. 고등학교 수학을 고등학생때 하면 이미 늦었다는 말이 나온다. 20살에 서울대를 가면 대단하지만 35살에 서울대를 가면 그동안 세월을 낭비했다는 비아냥을 듣는다.
이 시회에선 뭐든 빨리 배워야하고 빨리 성취해야한다. 노력에도 가성비가 붙는다.
한계를 넘는 기술이라는 이 책에서 저자가 강조하는 문장은 “노력과 보상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점” 이다. 노력을 해야 성취를 이룬다. 열심히 공부하면 직업을 얻는다. 열심히 일하면 돈을 많이 번다. 이런 상식이 더이상 통용되지 않는다고 한다. 그 이유는 노력은 ‘개인’에게 속한 것이고 보상은 ‘사회’에 속한 것이기 때문이다.
“개인이 타고난 소질을 발휘해 자신의 열정을 좇는다면 행복해지기야 하겠지만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보장할 순 없다. 의식적으로 1만 시간을 투자해 노력하면 개인의 한계를 돌파해나가겠지만, 반드시 공인된 고수가 된다는 보장은 없다.
개인과 사회사이에는 간극이 있고 아무리 노력한다해도 그 간극은 좁혀지지 않는다. 간극이 좁혀지고 내 노력이 사회에서 인정을 받기 위한 조건은 ‘운’과 ‘세상의 흐름’이라고 한다. 노력에 가성비가 붙는 이유는 내 노력이 사회에서 평가되기 때문이다. 내 노력이 높은 가치를 가지지 않기 때문에 사회가 내 노력을 평가하다. 내가 세계적인 거장이고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데 누가 나를 평가할 것인가?
노력의 가성비를 넘어 세상의 흐름을 타는 기술을 알려주는게 이 책의 소개하는 ‘한계를 넘는 기술’이다.
한계를 넘는 기술의 핵심 원칙은 2가지 이다.
1. 내부적으로는 2대 8의 법칙을 이용해 내재된 잠재력을 기른다.
2. 기회를 찾아다니며 시스템에서의 선두를 찾는다.
내 삶에서 무언가에 집중해서 성과를 거둔 일을 떠올려보면 “학생부종합전형”을 이용해 대학 입시에 성공했던 예가 있다.
5년전 나는 아주 운좋게 서울에 있는 대학에 합격할 수 있었다. 학생부종합전형이라는 생긴지 3년이된 수시 전형을 통해서이다.
학생부종합전형이란 해당학생의 내신성적만 보고 평가하지않고 그 학생의 학생부의 내용을 종합적으로 판단하여 합격여부를 판단하는 전형이다.
중고교 시절 나는 내신성적으로 상위 30% 정도에는 속했지만 인서울대학에 들어갈 수 있는 상위 10%에는 들지 못했다.
공부를 싫어하지는 않았지만 성적을 올리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는 그런 방식의 공부에는 자신이 없었다.
그런 전략은 자신을 갈아넣어야 했고 사교육비로 인해 부모님의 등골도 휘게 할 것이라 생각했다. (남들 다 다니는 수학과 영어 학원만 해도 한달에 50만원은 기본이었다)
그럼 내가 집중하고 무엇보다 즐길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생각을 했고, 그게 불확실하지만 나에겐 가장 맞았던 학생부종합전형이었다.
학생부 전형의 불확실한 점은 평가기준이 명확하지 않다는 점이다. 정량적으로 어떤 활동을 해야 합격을 할 수 있는지 알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내가 취한 전략은 동아리를 만드는 것이었다. 수학과학에 관심있는 친구들을 모아 동아리를 만들고 학교에서 지원을 받아 과학세미나, 연구발표대회 등에 참여했다.
대부분의 친구들은 내신성적과 수학진도를 따라가는데에 집중했기 때문에 이런 분야에서는 우위를 취할 수 있었다.
게다가 이런 비교과항목에 집중하는 학생은 소수였기에, 선생님들의 관심을 받을 수 있었다.
지원과 관심을 받으며 내가 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했다. 독서이력이 부족하다는 조언을 받아 과학관련 책을 100권을 읽어 서평을 남겼고, 글쓰기를 연습해서 자기소개서에 공을 들였다.
입시시즌이 시작되었을 때 나는 성적은 다른 경쟁자보다 떨어졌지만, 비교과영역의 질은 비슷하거나 내가 앞섰다.
과감히 수능을 포기하고 면접에 모든 노력을 기울였다. 내가 주장할 수 있는 가치는 스스로 연구를 진행하고 발전시켰던 경험이었다.
그래서 수시 지원학교를 선택하는 기준도 연구실적이 좋은 학교였다. 내신성적보다 내 연구경험을 높게 평가해줄 학교이기를 바라면서 원서를 넣었다.
의도했던 바는 아니지만 나는 100퍼센트의 노력을 기울여 100퍼센트의 성적을 받을 수 없었다. 그래서 비교과활동, 글쓰기, 면접에 각각 80퍼센트의 노력을 들여서 정말 합격할 정도만큼의 결과만 얻었던 것 같다. 내가 잘하는 여러가지에 집중하지 않고, 내가 인정받을 수 있을만한 강점에만 집중했다.
어떻게 보면 그냥 운좋게 합격했고, 후견지명으로 결과만 보고 해석하는 것일지도 모르지만, 객관적으로 남들과 비교했을 때 내가 떨어지는 상태임을 먼저 인지했고 그에 따른 전략을 세우고 선택을 했던 최초의 경험이었다.
한계를 넘는 기술이라는 책에서 내가 읽어내고자 한 내용은 내 노력을 인정받게 하는 것이었다. 연구실에서 시도해본건 많은데 인정은 못받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을 읽고나서 이런 생각은 망하는 길이라는 것을 알게되었다. 내 노력은 인정받지 못하는게 당연하다. 고작 석사주제에 교수와 박사들이 깜짝 놀랄만한 무언가를 해내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럼 그 다음에 할 일은 이 연구실에서 추구하는 가치를 찾아내고 내 강점과 연결하는 것이다. 연구실에서 추구하는 수많은 연구방법들은 리뷰하고, 그 중에 내가 강점으로 가지고 있는 분야를 도입하는 것이다. 광학적인 내용은 선배들이 이미 하고 있으니, 나는 전기적인 진단에 집중을 하기로 했다. 나는 귀찮은 일을 싫어하고 똑같은 일을 수십번 반복하는 걸 싫어하는 강점을 가지고 있다. 이런 강점은 시스템을 만들게 한다. 실험에 대한 cycle을 만들고 반복된 실험을 자동화하는 것이다. 수만번 수학계산을 하려면 아주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에 먼저 계산을 자동으로 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그 다음 하려는 일은 측정을 자동으로 하는 것이다. 아두이노나 라즈베리파이라는 기술을 도입해 실험과정을 자동화 할 것이다.
아직 이 결과가 어떻게 될 지 모르고, 내가 택한 방법이 잘못된 방법일지로 모르지만 일단 해보는 것이다. 내 한계를 넘기 위해. 그리고 내 노력이 평가당하지 않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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