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잔에 오천원이 넘는 커피 마시는 걸 이해하지 못했었다.
커피값이 거의 밥값아닌가..? 이 돈이면 천원보태서 뜨뜻하고 든든한 국밥이 한그릇인데..
하지만 인간은 사치의 동물
생존을 위해 살아가는 존재가 아닌 가치와 의미를 위해 사는 존재다.
그래서 나는 비싼커피를 먹어보기 시작했다.
성수동이라는 카페의 성지에서 말이다!
한시간 반을 걸려 오는 곳이기에 나는 구체적으로 나의 사치를 리뷰하기로 마음 먹었다.
그 처음은 업사이드 커피이다.
귀여운 미어캣이 반겨주는 작은 카페
이곳은 뚝섬의 업사이드 커피이다.
이미 너무 유명해져서 3호점까지 나온곳이다.
뚝섬 역 2번 출구에서 5분정도 걸으면 작은 카페가 나온다.
이곳이 업사이드 커피
명성에 비해 작고 귀엽다. 그렇지만 화목한 분위기가 있다.
안에 들어오면 큰 창으로 보이는 기와집이 운치있다.
내가 시킨 메뉴는 업사이드 커피라는 메뉴이다.
메뉴에 대해서 물어보면 사장님이 정말 친절하게 구체적으로 어떤 맛의 커피인지를 설명해준다
에스프로소의 크레마가 얼기설기 움직이는 게 시각적인 즐거움을 준다.
에스프레소가 내려와 확산하는 모습도 역동적이다.
플렛화이트는 우유양이 적은 커피라고 생각해서 왜 굳이 같은 돈주고 우유도 적게 들어간 쪼그만 커피를 마시지?라는 생각에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맛이 좀더 진하다고 하지만.. 커피양이 우유보다 많아서 그런거지.. 어차피 라떼는 커피맛이 아니라 고소한 맛에 먹는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 커피는 라떼이지만 커피 원두의 다양한 맛을 아메리카노보다 더 잘 느낄 수 있었다.
사장님께서 이 메뉴는 에스프레소가 바닥까지 내려와야 더 맛있게 마실 수 있다고 하셨다.
1분정도 내려오는 에스프레소를 구경하며 기다린 다음에 마셨다.
첫맛은 깔끔한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같은 달콤함이 있다.
그 뒤에 약간의 짭짤하고 씁쓸한 커피의 맛이 감돈다.
서서히 내려가는 에스프레소는 시각적인 즐거움을 준다.
이전에 먹었던 뚝섬커피의 보들보들한 거품과는 또 다른 재미가 있었다.
업사이드 커피(카페 이름말고 커피이름)의 맛은 단순하다.
달달한 첫맛과 짭짤하고 씁쓸한 에스프레소의 맛이다.
지금까지는 라떼를 원두맛으로 먹어본적이 없는데
원두의 다양한 맛이 느껴졌다.
단맛은 오히려 원두의 다양한 풍미를 느낄 수 있었다.
한 모금씩 마시다보니 에스프레소의 확산 정도에 따라 다양한 맛의 층위가 느껴졌다.
설탕과 시럽은 우유와 물에 비해 입자가 밀하고 무겁기 때문에 더 아래로 가라앉았을 것이다.
단맛을 내는 시럽들도 서로의 밀도차로 인해 단맛의 향도 다 다르다.
단맛은 바닐라 맛으로 시작해서 카라멜의 향이 점점 느껴지는 단맛으로 변한다.
이쯤 마셨을때 카라멜의 향이 강하게 났다.
카라멜의 묵직한 단맛이 부드럽게 다가왔다.
카라멜의 층위를 지나면
한 모금 정도의 커피가 남게되는데
이때는 가라앉은 원두의 쓰고 텁텁한 성분이 주로 남는다.
하지만 이전에 카라멜의 향 덕분에 텁텁하고 쓰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오히려 쓴맛으로 깔끔하게 마무리 할 수 있었다.
한잔에 5천원이라는 비싼 가격이지만
로스팅의 단계부터 연구를 많이 한 커피 같았다.
다양한 맛과 향을 느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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