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있었던 가장 새로운 도전은 사내강사를 시작한 점이다. 어른들의 사정?으로 여러 팀에 양다리를 걸치게 되면서 존재감이 애매해질 위기에 놓였다.
이제 다닌 지 2년인데 참 어른의 사정이 많은 회사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어쩌겠는가 현장에 있으면 감내해야지..
백오피스와 현장 사이의 애매한 위치에 있으면서 내 역량을 발휘할 유일한 방법은 AI든 AX든 젊은 사원이 책임질 부분을 확실하게 책임지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4월부터 AX인증강사로 선정되면서 이렇게 된 거 올해는 강사 역량을 길러보자!라는 마음으로 열정 있게 시작했다.
뭐든 새로 시작하는 건 힘들지만.. 작년부터 난 여러 굵직한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하는 데 도사가 되어있다(작년엔 석사 졸업과 신입사원 연수를 함께 했다). 이게 회복탄력성인 것 같다.
정신없는 김에 그냥 열심히 하다 보니 실력이 늘어있는 그런 경험이 반복되면서 마인드셋이 좀 바뀐 것 같다. "그래 뭐 ㅈ되보자 죽기야 하겠냐!" 라는?
그래서 꿔다 놓은 보리자루처럼 여러 팀에 걸쳐지면서 파이썬으로 VOC 분석이든 Power BI 시각화든 닥치는 대로 하면서 사내강사도 함께 시작하게 되었다.
강사를 하면서 스스로에게 가장 놀란 점은 내가 정말 사람들 눈치를 엄청 본다는 것이었다.
사람들 앞에서 말을 하는 게 엄청 힘든 성격은 아니었는데.. 3시간을 강의하려니까 당연히 지루한 사람도 있고 딴짓하는 사람도 있기 마련인데 그걸 보면 갑자기 확 긴장하게 된다.
강의를 잘 못하고 있나 이런 생각이 들면서.. 그리고 역설적이게도 정말 눈을 반짝이며 잘 듣고 있는 사람들을 볼 때도 긴장하게 된다.
그래도 몇 번의 강의를 거치면서 긴장하는 버릇이나 발성은 좀 나아졌는데.. 역시 코칭이나 투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던 중에 회사에서 사내강사 교육을 진행해준다고 해서 무려 월급을 받으면서 실력을 향상할 수 있는 기회로 참석하게 되었다.
사전과제로 5분 분량으로 강의를 준비해야 하는데 감사하게도 B2B 대상 SharePoint 강의에 섭외되어서 이왕하는 김에 같이 준비할 수 있었다.
내가 해결할 가장 큰 문제는 긴장하게 되면 어김없이 빨라지는 말과 불안한 리액션이었다.
원래도 말은 빠른데 강의하면 2배는 빨라진다. 이걸 해결해야 한다.
강의 듣는 사람을 가장 힘들게 하는 건 "변화없는 말투"라고 한다. 무기력하고 단조롭고 변화없는 목소리.. 대학에서 강의들을 때 생각해보면 확실히 그게 제일 힘들었던 것 같다.
발성법은 좋은 소리를 내는 것도 있지만 변화를 통해 상대방이 지루하지 않게 말을 하는 방법이다.
이날 했던 훈련방법은
"잔잔한 바다" "바람부는 바다" "출렁이는 바다" "넘실대는 바다" "파도치는 바다" 이 순서로 "파도치는 바다"를 가장 힘 있게 발음하는 것이다.
여러 바다를 왔다 갔다 할 수 있게 연습하는 과정을 거쳤다.
강의할 때는 바람부는 바다와 넘실대는 바다 사이에서 변화를 주며 강의를 해야한다고 했다.
일반적인 내용에선 바람부는 바다 정도로 편안하고 잔잔하게 진행하다가 강조할 부분에서 출렁이는 바다. 사람들의 주의를 위해 넘실대는 바다 정도로 변화를 주는 것이다.
5개의 바다가 발성을 위한 재료라고 하면
강조하는 말하기가 메인요리인데. 강조하는 방법은 세기를 통해 강조하는 방법과 빠르기를 통해 강조하는 방법이 있다.
세기 : 강하게 ↔ 약하게
속도 : 빠르게 ↔ 느리게 (Pause)
스타일에 따라 세기와 속도를 함께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강하고 빠르게 말하는 방법, 약하고 느리게 말하는 방법처럼 말이다.
그냥 강조만 하는 게 아니라 강조하는 대상의 성격에 따라 강조해야 하는데
강조할 대상이 상승의 이미지, 긍정의 이미지이면 강하게, 빠르게 말하고
강조할 대상이 하강의 이미지, 부정의 이미지이면 약하고, 느리게 말할 수 있다.
강의에서 가장 중요한 건 듣는 사람을 몰입하게 하는 것이다.
언제 몰입하게 될까? 바로 질문을 받을 때이다. 학교에서 수업을 들을 때에도 멍하게 듣다가 질문을 받으면 확 집중하게 되는 경험이 있었는데 이게 다 강의하는 방법이었다.
질문을 받으면 사람은 답을 생각하게 된다. 그럼 이 답을 생각하는 과정에서 스스로 설득하게 된다.
예를 들어 "사내강사를 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이런 질문을 받으면 좋았던 점을 생각하고 그 좋았던 점을 스스로 설득하고 납득하게 된다.
그리고 이건 하나의 장치이기도 하다. 강사의 의도와 원하는 답이 있다. 좋았던 점에 대해서 질문을 해서 듣는 사람이 무의식적으로 사내강사활동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게 된다.
이렇게 질문도 그냥 하면 안 되고 의도를 가지고 설계해야 한다. 강의에서 사용하는 질문의 기술은 3가지가 있다.
1. 열린 질문하기, 2. 긍정질문하기, 3. 강의에서 뭘 기대하고 왔는지 물어보기
열린 질문을 이해하기 위해서 닫힌 질문을 알아야 한다. 닫힌 질문은 예/아니오로 대답이 가능한 질문이다.
닫힌 질문은 생각하지 않게 해서 질문 대상을 몰입하게 할 수가 없다.
강의 중간에 "질문 없으시죠?" 이렇게 질문하면 예라고 대답하는 사람이 없다. 정말 질문할 사람이 있더라도 말이다.
대신 "지금까지 들으면서 더 설명이 필요한 부분이 있을까요?" 라고 질문하면 예/아니오로 대답할 수 없기 때문에 답변을 이끌어 낼 수 있다.
다만 질문을 받기 싫은데 질의응답을 하는 강사라는 이미지를 주고 싶을 땐 닫힌 질문을 이용할 수도 있겠다.
긍정질문도 마찬가지이다. 부정질문을 생각하면 쉬운데.
부정질문은 "왜 아직 못했어요?" "뭐가 문제예요?" 이런 부정적인 어감이 담겨있는 질문이다.
한국사회에 30년 동안 절여져 있으면서 부정부정맨이 되어서인지 긍정질문을 만드는 게 가장 어려웠다.
뇌를 쥐어짜야 긍정질문이 나온다..
"왜 아직 못했어요?" 이걸 긍정질문으로 바꾸면 "하면서 어려운 점이 있었어요?" 이렇게 바꿀 수 있다.
긍정질문을 해야하는 가장 큰 이유는 듣는 사람들을 내편으로 만들기 위해서다.
저번 포스팅에서 강의에서 가장 중요한 건 내편을 만드는 것이라고 했는데
부정질문은 내편도 적으로 만드는 질문이다. 긍정질문으로 내편을 만들어야 듣는 사람도 시간낭비 안 하고 강의하는 사람도 힘들지 않고 강의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나갈 수 있다.
마지막인 오늘 교육에서 기대한 바를 물어보기는 의도가 담겨있다.
듣는 사람도 강의제목보고 기대한 바가 있어서 신청한 강의이다. 그러므로 기대한 바가 있을 텐데 이걸 질문하면 다시 생각하게 되고 그러면서 스스로 "오늘 이걸 배우러왔으니까 집중해야지" 설득하게 된다. 끝나고 시간이 있으면 "오늘 배운 내용 중에 돌아가서 실천할 내용이 있나요?" 물어보면 효과가 더 좋다.
강사교육에서 교육자료 만드는 방법도 배웠는데 지금 새벽 2시라 내일 회사가야 해서 이만 정리해야겠다.
강사교육에서 알게 된 나의 의외의 장점도 있었는데 목소리가 좋다? 였다. 발성이 좋다고 한다.
팀즈로 강의할 때도 차장님이 녹음된 목소리가 중저음에 좋다고 하셨는데 의외로 앞에서 말할 때는 목소리가 좋은 편인가 보다.
사내강사로 경력을 만들어서 퇴사하면 프리랜서로 강의하는 것도 보람찰 것 같다.
어릴 때 꿈이 교수였는데 어떻게 보면 이런 방식으로 이루고 있는 것 같기도 하다.
그리고 역시 사람은 인생계획을 너무 길게 세우면 안 된다.
일 년마다 세상이 너무 빠르게 변한다. 그냥 변화에 익숙해지고 적응하는 수밖에 없다.
오히려 하루하루 열심히 사는 관식이 같은 성실함이 인생을 살아가는 유일한 무기 같다.
AI시대에선 기술이고 전문성이고 다 그 순간의 전문성과 기술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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