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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장을 보면서 들었던 생각 - 일하는 기분과 일의 본질

요즘드는 생각들

by 척척석사 MJ 2025. 11. 17. 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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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는 기분만 내고 있어



"넌 일을 한게 아니라, 일하는 기분만 내고 있어."
이 말에 김부장은 형처럼 따르던 상무의 멱살을 잡는다.
난 여기에서 김부장이 동기를 승진시켜주기 위해 다른 직원의 평가점수를 깎을때 사원이 한 말이 생각났다.
"제가 일을 열심히 하지 않았나요?"
상무는 김부장에게 일을 하지 않았다고 하고. 사원은 김부장에게 일을 열심히 하지 않았냐고 되묻는다.
회사는 일하는 곳이고 일을 하는 대가로 월급을 받기 때문에 일이라는 건 회사생활에서의 모든것이다.
관리직인 김부장은 중간에서 일을 평가하고 평가받는다.
그럼 회사에서의 일은 무엇일까?

'일하는 기분'과 성과를 내는 일

회사 밖에서 난 이런 말을 자주했다. ㅇㅇ 회사 일을 안하네. ㅁㅁ 회사 일을 열심히 하네.
소비자로서 결과물에 만족하면 일을 열심히 한다. 열일한다. 이렇게 생각한다.
회사 내부에서 노동자로서 성과를 내야한다는 말을 많이 듣는다. 일을 열심히 하는건 기본이고 결과를 내야한다는 말을 듣는다. 특히 성과평가가 진행되는 11월이 다가오면서 "나는 일을 하고 있는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가장 많이 던졌다. 아마 김부장 이야기 속 상무님의 대사가 마음에 깊이 꽂힌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1~2년차에는 열심히 하는게 성과를 내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교육기간에 열심히 배우고 작업에서 실수하지 않는게 일하는 것이지. 이런 생각으로 일을 했다. 엔지니어로서 IT 전반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전문가가 되겠다는 목표를 말하고 다녔다.
3년차 수석부서(BO부서)로 오게 되면서 생각이 바뀌었다.
좋은 엔지니어가 되겠다는 건 개인에게는 성취할만한 목표지만. 회사 입장에서 당연한 일이다.
시킨 일을 잘 수행하는건 성과를 내는게 아니었다.
학생 때 공부를 열심히 하는게 성과였던건 내가 돈을 내고 학교를 다니기 때문이다.
돈을 받고 일을 하는 사람이 자기에게 주어진 일을 잘 수행하는건 성과가 아니라 기본이었다.
수석부서에서는 KPI와 성과를 정리하고 보고하는 역할과 중간중간 이슈를 해결하고 새로운 프로젝트를 맡아서 수행하는 역할을 한다.
엔지니어 개인의 역량도 중요하지만 전체 팀의 역량과 장애해결 능력이 훨씬 중요하다는 걸 알게되었다.
그리고 회사가 원하는 건 본질적인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이다. 정확하게는 고객의 문제를 찾아내고 해결하는 일이다.
한 개인의 엔지니어가 개별적인 고객의 문제를 해결했다. 라는 것보다.
비슷한 유형의 문제를 발견하고 해결하는 프로세스를 만들어 팀이 해당 프로세스를 통해 생산성을 향상 시켰고 (VOC가 줄어들었고) 노하우를 다른 팀에게도 전달해서 회사 전반적으로 생산성을 향상시켰다. 이게 성과가 된다.
올해 AX 과제를 발굴하고 수행하면서 기술적인 문제보다도 의사결정 프로세스의 비효율이 생산성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많다는 걸 느꼈다.
엔지니어 개개인의 실력이 장애처리를 빠르게 해주지 않는다.
대형장애가 발생했을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의사결정의 속도가 장애처리 속도를 결정한다는 걸 경험했다.
이 경우 성과를 내는 일은 의사결정을 빠르고 정확하게 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이 성과를 내는 일이 된다.
개인과 부서의 입장에선 성과가 중요하다.
그럼 성과가 좋다는 건 일을 잘하는 걸까?
그냥 성과가 잘 보이는 일만 한 것일 수도 있다.

일의 본질

그렇다면 '일'의 본질은 무엇일까? 나는 돈을 버는 행위가 기본적으로 '내가 하기 싫은 것을 남이 대신 해주는 대가'로 돈을 지불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다니는 통신회사를 예로 들면, 국가 차원에서 돈이 많이 드는 통신망을 구축하고 관리하는 일을 대신해서 돈을 버는 회사다.
그럼 더 많은 돈을 벌려면 어떻게 해야할까?
그러기 위해서 고객에게 회사가 하는 일의 가치를 인정받아야 한다.
더 큰 가치를 부여받으려면 단순히 하기 싫은 것을 넘어 '고객이 할 수 없는 것'을 대신 해결해 주어야 한다.
이는 곧 '고객의 필요'를 이해하는 데서 시작된다.
최근 읽고 있는 책 『실패를 통과하는 일』에는 "더 빨리 고객이 돈을 낼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했다면 고객을 더 이해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후회가 담긴 문장이 있었다. 처음 해보는 사업영역이었기에 고객에게 돈을 받으며 가치를 증명하기가 무서웠던거 같다. 하지만 그래서 고객을 이해할 수 있는 타이밍을 놓쳤다고 한다. 저자는 결국 이 실패로 인해 전체 사업을 정리하게 되는 결정을 하게 된다.
'일'이란 고객을 이해하는 것이다. 고객은 곧 '필요'이다. 그 필요를 이해하고, 때로는 새로운 필요를 만들어내며, 궁극적으로 충족시켜주는 것이 진정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당장의 나의 윗사람(부장님, 상무님 등)의 필요를 이해하고 충족시키는 것이 작은 범위의 일이다.
그들의 필요는 C레벨 의사결정자의 필요일 것이고
이것이 확장되어 결국 최종 고객의 필요까지 이어진다고 볼 수 있다. (이게 이어지지 않으면 회사는 일을 못하는 회사가 된다)

문제를 해결하고 필요를 충족시키는 즐거움

'일하는 기분'을 넘어서 '일을 재밌게 하는 것'은 결국 이러한 '필요'를 찾아내고 충족시키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끼는 것이 아닐까 싶다. 나의 노력이 누군가의 문제를 해결하고, 가치를 창출하는 데 기여하는게 직장인으로서 가질 수 있는 성취감과 기쁨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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