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천으로 무겁고 비싼 고전압 실리콘 케이블을 사러가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단면을 잘라보면 구리선의 두께는 비슷한데 왜 몇배는 더 비싼 실리콘 케이블선을 사용할까?
흐르는 전류가 고작해야 수십~수백 mA 단위인데 그정도로 열이 나는 것도 아닐 텐데 말이다.
무엇보다 일반적인 PVC 전선은 청계천까지 가지 않아도 동네 전파상 아무데서나 살 수 있다.
겨울 두 롤 샀는데 거진 10만원돈이고, 무겁기는 엄청 무겁다.
왜 이 고생을 하면서 고압선을 사야하는가?
고압선을 판매하는 홈페이지에서 소재를 보면 피복소재들이 실리콘 아니면 PE이다.
고무에 비해서 실리콘은 비싸고 가공하기도 어렵다. 그럼에도 실리콘을 사용하는 것은 이유가 있을 것이다.
실리콘의 일반적인 특징은 열을 잘 견디고 잘 타지 않는다는 점이다.
PVA 케이블은 납땜할 때 오래 가열하면 피복이 녹기도 하고 타기도 해서 이상한 냄새가 나는데 실리콘 케이블은 녹거나 타지 않았다.
아래의 표를 보면 PVC 일반피복전선과 실리콘 피복전선의 허용전류가 나와있다.
AWG는 American Wire Gauge 라해서 미국의 도선규격이다.
(특이하게 숫자가 클 수록 얇아진다)
AWG 10 을 기준으로 실리콘 전선이 PVA보다 3배이상의 전류를 흘릴 수 있게 된다.
열을 잘 견디는 것과 전류를 많이 흘릴 수 있는 것은 무슨 연관이 있을까?
물리적인 관점에서 생각해보자
간단하게 계산을 해보자는 의미이다.
Ohmic heating (Joule heating 이라고도 한다)을 계산해보자
10 AWG에서 150 A가 PVA 전선과 실리콘 전선에 흐른다고 하면
Ohmic heating 공식에 의해 ( W = I^2 * R * t ) 1m의 도선에 전류가 흐름으로 인해 생기는 줄열을 계산하면
PVA에서는 1초당 약 74 J (18 cal) 의 열이 발생하고 실리콘에서는 1초당 약 142 J (34 cal) 의 열이 발생한다.
PVA의 녹는점은 200도 이므로 단순계산했을때 10초만 지나도 줄열에 의해 피복이 녹아내릴 것이다.
반면 실리콘의 녹는점은 조합비에 따라 다르겠지만 1000도가 넘는다.
연구실에서는 그렇게 높은 전류를 사용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수 kV의 고전압을 사용한다. (위키피디아의 정의에 따르면 고전압의 기준은 1 kV 이상의 전압을 고전압이라 한다) 도선을 지나 전기에너지를 전달하는 전자의 흐름인 전류의 정의를 보면 (J = σqE) 전류와 전압은 서로 비례관계에 있다. 그래서 마찬가지로 전압이 높은 경우에도 피복은 타버릴 수 있다.
전류에 의한 열보다도 고전압을 사용하면 생길 수 있는 문제는 코로나 방전이 생겨날 수 있다는 점이다.
송전변압기에서 발생할 수 있는 코로나 방전도 수십 kV의 전압이 인가되는 도선에서 생겨난다.
위와 고전압으로 인한 코로나 방전을 방지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고압선은 두꺼운 절연체로 충분한 절연이 되어있거나 외부 도선으로 Shielding이 되어있다.
사진에서 볼 수 있듯 "코어도체(전력전달 도선) - 유전체 - 도체(shileding) - 유전체" 의 구조로 되어있어서 도선에 인가된 전압이 외부로 유출되지 않도록 Shielding 해준다.
(외부에서 들어오는 전기적 잡음을 막아주는 역할도 한다)
고전압으로 인한 코로나 방전도 문제를 일으키지만,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부분은 절연파괴이다.
PVA 도선의 경우 유전층이 얇은데, 도선이 접혀서 과도한 전기장이 특정 부위에 가해지게 되면 고접압으로 인한 절연파괴로 도선이 터져버릴 수도 있다.
고전압 선의 스펙을 보면 몇 kV를 견딜 수 있다는 언급이 있는데
DC에 대해서만 있고 AC에 대한 언급은 없다.
교수님께서 AC는 DC 내압값의 70% 를 가진다고 하셨는데
이는 RMS 값을 의도하신 것으로 생각된다. (참고로 Vrms는 약 0.707 * Vpp이다)
요약
왜 고전압을 다룰 때에 비싼 고압케이블을 사용해야하는가?
1. Joule heating에 의해 피복이 탈 수 있다
2. 코로나 방전이 생겨날 수 있다.
3. 절연파괴가 일어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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